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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좀비 영화를 보고 나오면 정말 재밌었는지, 분위기에 휩쓸렸는지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연상호 감독의 '군체'를 2주 차 주말에 보고 나서도 그랬습니다. 빠른 전개와 배우들의 움직임은 좋았고, 중반 이후 구조는 조금 익숙했습니다.

 

칸 반응은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저는 개인적으로 좀비 영화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개봉 직후부터 사람을 긴장시키는 연출의 예고와 함께 연상호 감독님의 신작이라는 점이 이 영화를 자연스럽게 궁금해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영화관을 가서 보게 되었습니다. 이럴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칸에서 나온 소식입니다.

 

'군체'는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되어 처음 공개됐고, 현지에서 약 7분간 기립박수를 받았다고 보도됐습니다(출처: 스포츠경향). 여기서 미드나잇 스크리닝이란 칸 영화제에서 장르 영화를 주로 밤 시간대에 상영하는 비경쟁 섹션을 뜻합니다. 공식 일정과 초청작 정보는 칸 영화제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저는 이 기립박수를 작품성의 증거로 읽지는 않았습니다. 상영이 끝난 직후의 현장 열기는 분명 의미가 있지만, 영화를 막 보고 나온 사람들의 기분이 그대로 담긴 반응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극장을 나온 뒤 국내 관객 평점과 후기를 따로 찾아 읽었습니다.

그렇게 비교해 보니 제가 느낀 아쉬움이 저만의 것은 아니었습니다. 칸 현지의 환호와 일반 관객의 차분한 평가는 결이 조금 달랐습니다. 평가를 판단할 때는 두 가지를 같이 놓고 봐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영화가 시작되고 설명이 길지 않다는 점은 확실히 좋았습니다. 바로 사건으로 들어가서 처음 십 분이 금방 지나갔습니다. 제가 직접 보니 이 속도감이 호평의 가장 큰 이유처럼 느껴졌습니다.

 

장르 공식이 만든 호평과 아쉬움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에 들어온 건 좀비 역할 배우들의 움직임이었습니다. 걷는 속도와 몸짓이 장면마다 달라서 같은 좀비라도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좀비 영화를 즐겨 보지 않는 저 같은 관객에게도 이 부분은 확실한 볼거리였습니다.

 

반면 중반 이후에는 위기를 넘기고 다음 위기가 오는 흐름이 어느 정도 예상됐습니다. 이런 반복 구조를 장르 공식(장르 영화가 관객의 기대에 맞춰 반복해서 쓰는 전개 방식)이라고 부릅니다. 설정이 새로워도 이 공식을 그대로 따르면 처음의 신선함이 줄어든다고 느꼈습니다.

 

신선한 설정에도 공식을 그대로 따랐다는 의견이 있고, 연상호 감독의 장르 연출은 작품마다 완성도 기복이 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저는 이 지적에 대체로 동의합니다. 위기와 탈출이 같은 박자로 이어지면 긴장이 조금씩 풀리기 때문입니다.

제가 극장에서 느낀 흐름을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1. 초반 십 분은 설명 없이 사건으로 들어가 몰입이 빠릅니다.
  2. 좀비 배우들의 움직임이 장면마다 달라 시각적 재미가 유지됩니다.
  3. 중반 이후 위기와 탈출이 반복되며 예상 가능한 구간이 생깁니다.

호평과 아쉬움이 같은 영화 안에 함께 들어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연상호 감독의 이전 좀비물과 나란히 놓고 보면 이 영화의 위치가 더 분명해질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 그 비교를 끝내지 못했고, 다음에 다시 볼 때 확인해 볼 생각입니다.

손익분기 돌파가 말해 주는 것

흥행 속도는 숫자로 보면 더 실감이 납니다. 개봉 4일 차에 100만, 5일 차에 200만을 넘겼고, 10일 차에 300만, 14일 차에 400만 관객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개봉작 중 가장 빠른 속도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10일째 300만을 넘기며 손익분기점도 넘었습니다. 손익분기점이란 영화 제작과 마케팅에 들어간 돈을 관객 수입으로 회수하는 기준선을 뜻합니다. 이 선을 넘었다는 건 적어도 투자 대비 흥행에서는 성공했다는 의미입니다.

이후 개봉 24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했고, 10월 말 기준 누적은 약 595만 명으로 집계됩니다. 이는 영진위 자료를 인용한 위키 집계 기준이므로 정확한 최신 수치는 영화진흥위원회에서 다시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저도 글을 쓰기 전에 기사 속 수치와 제 기억이 맞는지 한 번 더 대조했습니다.

저는 이 속도를 좀비 장르를 극장에서 보려는 수요가 아직 크다는 신호로 봅니다. 평점이 극단적으로 갈리는 영화가 아니었는데도 입소문이 빠르게 번졌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흥행이 곧 완성도를 보증하지는 않는다는 점도 같이 기억해 두면 좋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좀비 영화를 안 좋아해도 군체를 볼 만한가요?

A. 저도 좀비물을 일부러 찾아보는 편이 아닌데 초반부터 꽤 몰입해서 봤습니다. 설명이 길지 않고 바로 사건이 시작돼서 장르에 익숙하지 않아도 따라가기 편했습니다. 다만 공포 수위는 개인차가 있으니 예고편으로 한 번 가늠해 보시길 권합니다.

Q. 칸에서 7분 기립박수를 받았으면 무조건 명작인가요?

A. 그렇게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기립박수는 상영 직후의 현장 반응이라 작품성을 보장하는 증거로 보기보다는 참고 자료에 가깝습니다. 개봉 후 관객 평점과 함께 보는 편이 판단에 더 도움이 됩니다.

Q. 중반 이후가 지루하다는 평은 사실인가요?

A. 제 경우에는 지루하다기보다 다음 전개가 예상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위기를 넘기면 또 다른 위기가 오는 구조가 반복돼서 처음의 신선함이 조금 줄었습니다. 그래도 좀비 배우들의 움직임 덕분에 끝까지 눈이 갔습니다.

Q. 관객 수는 어디서 정확히 확인하나요?

A. 영화진흥위원회가 제공하는 통합 자료를 보시면 가장 정확합니다. 기사나 위키 집계는 시점에 따라 숫자가 다를 수 있습니다. 저도 글을 쓰기 전에 수치를 한 번 더 확인했습니다.

 

정리하면 '군체'는 빠른 전개와 배우들의 연기가 확실한 영화이고, 중반 이후 공식이 보이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칸의 박수와 흥행 숫자만 보지 마시고, 후기도 몇 개 비교해 보신 뒤 극장 가실지 정하시길 권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초반 전개감과 몰입도는 좋았지만 중반부터는 살짝 몰입이 깨지는 부분이 있어 조금은 아쉬웠던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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